존경하는 동료의원 여러분, 그리고 조남호 구청장님을 비롯한 관계 공무원 여러분, 주민자치 실현을 위해 밤낮으로 수고하시는 여러분을 모시고 21세기를 활기차게 열어줄 첫 임시회를 개회하게 되어 참으로 뜻깊게 생각합니다.
막상 2000년이 시작되고 보니 지난 연말에서부터 연초까지 이어진 새천년맞이 각종 행사의 떠들썩한 분위기에 휩쓸려 차분하게 앞날을 계획하고 첫출발을 다짐해야 할 중요한 시간들을 오히려 들뜬 마음으로 정신없이 보내온 것은 아닌지 염려스럽기도 하고 반성도 하게 됩니다. 21세기는 어제의 연장선상에 있는 하루일 뿐임에도 21세기가 도래하면 20세기의 모든 어려움들이 일시에 해결되고 모든 것이 좋아질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와 희망을 품고 있었던 것은 아닌지, 그리하여 너무도 평이하고 담담하게 다가온 새천년이 오히려 낯설게만 보이는 것은 아닌지, 자연과 역사의 거대한 흐름 앞에 다시 한번 경이를 표하게 됩니다.
우리 서초구도 10년, 100년 앞을 내다보는 거시적이고 미래지향적인 사고와 성실한 실천을 견지하여 전통과 문화가 살아 숨쉬는 지역으로 자리잡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합니다.
여러분도 다 아시겠지만 그 동안 있었던 지방자치 관련법규 개정사항에 대하여 간략히 말씀드리자면 지난 해 8월 31일자로 개정된 지방자치법이 공포된 데 이어 지난 12월 31일자로 동 시행령중 개정령이 공포된 바 있습니다. 지방자치법과 동 시행령의 개정이 원활한 의정활동과 지방자치단체간의 갈등 조정 등 의회와 집행부에게 힘을 실어주는 한편으론 주민의 조례제정 및 조례개폐 청구제도와 주민감사 청구제도를 도입하여 지방자치에 대한 주민의 직접 참여를 보장함으로써 의회와 구에 거는 주민의 기대치는 훨씬 높아졌으며 이에 상응한 주민의 감시 또한 더욱 준엄해졌다 하겠습니다.
그러므로 여러 의원님은 향상된 여건 이상으로 적극적인 입법활동도 펼치고 집행부를 감시하고 견제하는데 한층 심혈을 기울여 성숙된 주민의 대의기관으로 거듭나야할 것이며 집행부는 기획력과 집행력을 더욱 배양하고 청렴한 공직자상을 정립하여 양질의 행정서비스를 제공해야 할 것입니다.
물론 완전한 지방자치를 보장하기에는 아직도 미흡한 점들이 많이 있기는 하지만 이만큼의 진전이라도 있었던 것은 여러 의원님과 집행부가 합리적인 지방자치법 확립을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하신 결과라 생각하며 이 자리를 빌어 심심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무슨 일이든지 일시에 이룩되는 일은 없기에 마음을 느긋하게 갖고 끊임없이 연구하고 문제를 제기하면서 지방자치법과 제반 법령이 발전적인 방향으로 나아가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고여 있는 물은 썩기 마련이듯이 한 곳에 집중된 권력은 그 시작이 아무리 곧고 깨끗하다 해도 결국은 독선과 왜곡으로 흐를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므로 주민, 집행부 그리고 의회가 상호 감시하고 견제하며 힘의 균형과 조화 속에 발전을 추구하는 지방자치제도야말로 민주주의를 보장하고 키워주는 풀뿌리인 것이며 풀뿌리 민주주의의 핵심에 서 있는 우리의 소임과 책임은 막중하기만 합니다.
추구하는 바는 높고 갈 길은 멀기만 한데 이를 뒷받침해 주어야 할 법과 제도는 지방자치를 실현하기에는 아직도 역부족인 것이 사실이나 그렇다고 해서 현실만을 탓한 채 방관만 하고 있을 수는 없습니다.
수천년의 역사와 오늘날 우리가 누리는 문명과 문화는 과거의 하루하루가 쌓이고 쌓여 이룩되었듯이 미래에 누리고자 하는 풍요와 번영 또한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가 씨앗을 잉태하고 싹을 틔워야만 가능할 것입니다. 그러므로 주어진 현실 안에서 최선을 다하되 우리의 이상만은 현실에 안주하지 말고 높고 크게 간직하며 지방자치 발전에 하나의 디딤돌이 되겠다는 각오로 힘차게 도전해 나갑시다.
존경하는 의원 여러분, 그리고 관계공무원 여러분!
한 세기를 보내고 새로운 세기를 맞이하여 우리가 살아가는 이 곳, 서초구의 발전과 우리를 존재케 하는 지방자치의 정착을 향해 한 걸음 내딛는 새천년, 새해, 첫 임시회가 되기를 기원하며 개회사에 갈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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