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경하는 우리 40만 서초구민 여러분 그리고 의원님 여러분, 전성수 구청장을 비롯한 관계공무원 여러분!
지난 2월 2일, 2월 6일 튀르키예와 시리아의 국경지대를 뒤흔든 대지진이 발생하였습니다. 삶의 터전은 하룻밤 사이에 폐허가 되었고 사상 최악의 인명피해가 났습니다.
이번 참사는 형제의 나라라 불리는 튀르키예와 오랜 전쟁으로 고통 받고 있는 시리아에서 발생한 사건이기에 더욱 비통함을 감출 수 없습니다. 지진이 발생한 후 보름이 넘었으나 무너진 도시를 재건할 방법도 무너진 마음을 회복할 길도 좀처럼 보이지 않습니다.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는 슬픔과 상실감을 느낀 분들께 깊은 애도를 표합니다.
지금도 피해 현장에서는 우리나라를 포함하여 전 세계에서 모인 각 나라의 구호팀이 구호 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그중에는 정치, 외교적으로 불편한 관계에 있는 나라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에서 파견한 구호팀도 있다고 합니다. 재해 현장에 있으신 많은 분들의 노고에 감사드리며, 국경을 초월한 인류애와 헌신에 경의를 보내드립니다.
특히, 튀르키예는 우리와 피로 맺어진 형제의 나라입니다. 73년 전 이 땅에 6.25전쟁이 일어났을 때 최전방에서 우리와 함께 목숨을 걸고 싸웠습니다. 자유를 수호하기 위한 튀르키예의 군인들의 숭고한 희생이 없었다면 오늘의 대한민국은 존재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서초구의회는 각별한 마음을 담아 지진피해 회복과 재건 지원책을 마련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협력토록 하겠습니다. 또한 국가적 슬픔을 위로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도 깊이 고민하겠습니다.
우리나라는 더 이상 지진 안전지대가 아닙니다. 기상청이 발간한 2002년도 ‘지진연보’에 따르면 작년 한 해 동안 규모 2.0 이상의 지진이 총 77회 발생하였습니다. 디지털 지진계로 관측을 시작한 1999년 이래 평균인 70.6회를 웃도는 수치이기도 합니다. 이는 국내 어느 곳에든 지진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하는 바입니다. 지진에 대한 여러 대비책 중 내진설계는 지진이 일어났을 때 건물이 완전히 무너지는 것을 방지하는 역할을 합니다.
그러나 올 1월을 기준으로 서초구를 포함한 서울시내 내진설계 의무대상 건축물 중에서 내진 능력을 갖춘 곳은 30%가 채 되지 않았습니다. 특히 2017년 건축법 시행령 개정 이전에 지어진 노후 건물은 지진의 위험에 사실상 무방비로 노출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민간 건축물의 경우 최대 규모 6.5의 지진에 견딜 수 있도록 내진보강 공사비의 20%를 지원하는 사업을 시행 중입니다만 주민 호응도는 극도로 낮은 실정입니다.
존경하는 의원님 여러분 그리고 전성수 구청장님을 비롯한 관계공무원 여러분!
튀르키예와 시리아의 참담한 진실을 마주하며 내진설계의 중요성이 갈수록 높아지는 만큼 정책 효과를 견인할 수 있는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할 것입니다. 정책은 항상 최악의 경우를 염두에 두어야 할 것입니다. 건축물의 내진 성능평가 의무대상을 확대하고 내진보강 공사비 지원의 적정 수준을 높이는 방안에 대해서 정부와 함께 머리를 맞대야 할 것입니다.
전문적인 내진설계 전수 조사를 통해서 건축물의 내진 반영 실태를 총체적으로 점검하고 미흡한 건축물은 보완하는 한편 관리감독을 더욱 강화해서 안전조치에 총력을 기울여야 할 것입니다.
친애하는 우리 서초구민 여러분 누구나 백조는 당연히 하얀색이라고 생각할 것입니다. 그러나 극히 드문 확률로 검은 백조가 태어난다고도 합니다. 미국의 경제학자 나심 탈레브는 블랙스완(black swan)이라는 ‘예측할 수 없었던 희박한 일이 실제로 발생해서 엄청난 파급효과를 가져 온다’는 신조어로 반향을 일으켰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언제라도 날아 들어올 수 있는 블랙스완(black swan)을 위해 만일의 준비를 해야 합니다. 만(萬) 가지 중 하나(一)의 발생 확률을 대비한다는 뜻입니다.
안전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우리 구민을 위해 존재하는 서초구의회와 전성수 구청장님을 위시한 집행부는 유비무환(有備無患)의 자세로 구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기 위해서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