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애하는 44만 서초구민 여러분, 그리고 존경하는 의장님과 선배 동료 의원님 안녕하십니까?
황일근의원입니다.
들려오는 풍문에는 나랏일을 하셔야 할 분이 모 구청 인사에 개입해서 감놔라 배놔라 하고 있으며 그 정도가 점점 심해지고 있다고 합니다. 정당치 못한 요구에 당당히 맞서지 못하고 공천이라는 태생적 한계로 인해 순응해야만 하는 모 자치단체장은 허수아비 역할에 만족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혹자는 실제 청장은 따로 있다라고까지 말합니다.
심지어는 청장의 일거수일투족이 보고되기에 아무것도 자신의 뜻대로 할 수 없다고 들려옵니다.
개인의 신념과 일생을 통해 가져온 삶의 가치관들이 권력이라는 단어 앞에 무릎을 꿇고 스스로 옥죄이며 숨죽여 살아가는 세상, 이러한 권력에 줄을 대고 남을 밟아 올라서야만 살 수 있고 마치 그것이 사회를 살아가는 진리인 것처럼 말하는 세상입니다.
스스로는 반칙과 특권을 행하면서 자신들은 살기 위해 어쩔 수 없다라고 변명하며 자신의 자녀들에게는 떳떳하고 당당하게 살아라 라고 말하는 세상입니다.
이곳 구청과 의회라는 작은 풀뿌리 정치 현실에 발을 담근 지 1년 동안 많은 것을 느낍니다. 때로는 이런 곳이기에 어쩔 수 없다, 그냥 흘려버리자 라고 수없이 되뇌이며 무뎌지려고 노력하지만 참 어려운 일입니다. 가장 존경 받아야 될 선출직 공무원이 가장 비난받을 수밖에 없는 현실에서 견고한 벽들로 둘러싸여 상식도 원칙도 없이 이해관계만 팽배하고 이를 추구하고자 이전투구 하는 모습을 하루하루 겪고 있습니다.
누군가 의미 있는 가치를 추구하고자 목소리를 높여보아도 돌아오는 것은 일방적인 비난과 그들만의 정의에 대한 목소리뿐입니다.
내부의 상처를 밖으로 드러내면 배신자가 되고 손가락질을 받으며 낙오자로 만들어 버리는 집단이기주의와 정의롭지 못한 이들이 정의를 말하고 민주적이지 못한 이들이 민주주의를 말하는 모습에서 어지러움을 느낍니다.
무엇을 행하고자 하면 그 안에 불순한 의도가 있다고 생각하면서 세상을 그들의 시각으로만 바라보며 비난하고 그들만의 정의를 강요합니다.
인간으로서 최소한 배려와 존중이 아니라 그들이 가진 기준으로 상대를 재단하고 판단합니다.
강자가 넓은 가슴을 가지면 배려가 됩니다. 약자가 고개 숙이면 그것은 타협이 아닌 굴종이 됩니다. 굴종과 꺾어짐 그것을 강요하면서 화합을 말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가집니다.
일부 공무원들은 권력과 눈 맞추며 그 줄에 서고자 합니다. 하지만 대다수의 공무원들은 선량하고 자신의 직분에 충실히 일하며 선하게 살아가고 있는 이곳도 사람 사는 세상이구나라고 느낄 때가 있습니다. 그런 선하고 순수한 공무원들의 눈에서 작은 희망과 위안을 느끼고 있습니다. 그런 따뜻함을 전달해 주신 공무원들께 감사 인사를 전합니다.
이상입니다.
경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